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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 대학의 연구진들이 폐암 환자에게 유전자 조작 세포를 주입하는 임상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요즘 큰 주목을 받고있는 CRISPR 기술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한 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번 임상실험은 세계 최초로 사람을 대상으로 유전자 조작 치료를 시술하는 실험이라 그 의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는 원하는 유전자를 원하는 위치에서 자르는 기술 입니다. 박테리아에서 발견된 이 기술은 박테리아가 외부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면역체계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내부에 면역체계가 없을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침투해 바이러스의 RNA를 박테리아 내부에 주입하면, 박테리아의 유전자가 변형되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됩니다. 하지만, 박테리아 내부에는 CRISPR 면역 시스템이 있어 바이러스의 RNA가 들어오면 CRISPR 시스템의 CAS 단백질이 이 RNA와 결합해 잘라내 분해해버립니다. 


이 CRISPR 시스템의 CAS 단백질을 조작하면, CAS 단백질이 원하는 유전자 위치를 인식해 이를 잘라내게 할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작한 CAS 단백질을 세포에 주입해 세포의 DNA를 자르면 세포 내의 재생 메커니즘이 다시 이 DNA 조각들을 붙이려고 합니다. 보통은 자른 조각들 사이에 임의의 염기서열이 들어가는데, 이 때 특정 염기서열을 함께 넣어주면 조각 사이에 원하는 염기서열을 첨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할 수 있게 됩니다.



엘렌 요르겐센(Ellen Jorgensen)의 CRISPR에 대한 테드 강연.


CRISPR 시스템 덕분에 과학자들은 기존의 어떤 방식보다도 쉽게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기술 덕분에 이미 암이 시작하기 전에 사람의 유전자를 분석해 어떤 부분이 암을 유발할 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암이 발병하여도 면역 시스템의 유전자를 조작해 면역 시스템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방식으로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중국의 실험에서도 T-cell 내에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변형시켜, T-cell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중국 과학자들은 이번 유전자 조작 치료법이 방사선 치료나 기타 화학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합니다.

암세포를 둘러싼 T-cell


이번 중국의 유전자 조작 치료 임상실험은 미국과 중국간의 바이오 기술 경쟁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개발되었던 기술로 대부분 이제 임상 실험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은 환자의 면역 시스템을 조작하는 과정이 포함되기에 부작용이 치명적일 수도 있고, 잘못되면 오히려 또다른 난치병을 발병시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까다로운 의료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를 다른 모든 치료를 시도한 뒤 최후의 수단으로 시술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이마저도 허가를 받아 시술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몇몇 과학자들에 의해 임상실험이 제안되긴 했지만,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숀 파커의 암치료 센터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도 유전자 치료가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숀파커에 의해 암센터가 세워 졌고 2500달러의 지원금과 함께 이러한 유전자 조작 치료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Editas Medcine에서는 2017년까지 임상실험 계획을 발표하였고, Stanford에서도 비슷한 임상실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중국에서의 실험을 유전자 조작 치료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전에 다른 중국 그룹에서 인간 태아 세포에 유전자 조작 실험을 했을 때 86개의 실험군 중 26개만 살아남았던 좋지 않은 결과도 있었기에 이번 실험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중국, 배아세포 유전자 조작 실험


본격적으로 바이오 기술 경쟁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유전자 조작 치료 기술이 정말로 상용화가 된다면 대부분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유전자 기술이 상용화될지 우려와 함께 많은 기대가 됩니다.

참고기사

TechCrunch, “Chinese scientists CRISPR a human for the first time”
MIT TechnologyReview, “CRISPR-Modified Cells Have Been Used in a Person for the Firs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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