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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Vox의 저널리스트 Timothy B. Lee의 How Amazon innovates in ways that Google and Apple can't을 번역한 글입니다.


아마존 창립자 및 CEO 제프 베조스


지난 연말 시즌에 아마존의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가 대히트를 쳤습니다. 에코는 제작년 연말 시즌보다 이번에 9배나 더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에코는 아마존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개척하여 선점하고 있는 여러 사례들 중 가장 최근에 속합니다. 아마존은 자사의 강력한 e-book 브랜드인 Kindle 라인으로 e-book 시장의 리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주요 영역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AWS(아마존 웹 서비스)는 작년 $120억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2017년, 온라인 소매업의 절대강자 아마존은 전통적인 소매업과 꽤 비슷한 것을 시작하려 합니다. 최근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Amazon Go(계산대 없는 인공지능 마켓, Amazon Go)라는 계산대 없는 편의점을 공개하여 소매업 시장을 새롭게 혁신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Amazon Go의 첫 번째 매장.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된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이렇게 다양한 제품군에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다른 거대 IT 기업들이 주로 한 영역에서만 강점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구글은 온라인 서비스에 강하고, 애플은 하드웨어로 높은 수익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핵심 역량을 갖는 영역 밖으로 성장을 하려고 하며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작가이자 스타트업 전문가인 에릭 라이스는 "대기업의 혁신에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 대기업들만이 그 기회를 잘 살린다. 아마존이 그 중 하나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아마존은 큰 기업의 재무적 자산과 작은 기업의 기업가적 문화를 융합하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다른 회사들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아마존은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술 기업은 강점을 갖는 영역 밖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글래스의 초기 프로토타입을 쓰고 있다.


구글은 2000년대에 지메일, 구글 맵스, 구글 닥스, 유튜브, 안드로이드, 크롬 등 여러 혁신적인 제품들을 창조하거나 인수하여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제품들에는 공통점이 아주 많습니다. 대부분은 구글의 검색엔진처럼 온라인 서비스입니다. 두 가지 예외인 안드로이드와 크롬은 사람들이 구글의 온라인 서비스를 더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입니다.


2010년대에 구글은 더욱 야심차졌습니다. 전통적인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초점과는 먼, 큰 기술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Moonshot(문샷)"이라는 이름으로 연이은 투자를 했습니다. 실제로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인 브린은 문샷 프로젝트들의 우산 역할을 하는 알파벳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모회사를 설립하여 구글의 조직구조를 개편하는 등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이러한 노력에 비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별로 없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실패작이었습니다. 구글은 지난 6년간 자율주행 기술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진 못했습니다. 2014년에는 Nest를 인수했지만, 스마트 온도조절기 이상으로 제품군을 넓히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여러 로봇 스타트업을 인수했으나, 그걸로 뭘 할지 결정하지 못하다가 결국 인수했던 회사 중 하나를 되팔게 되었습니다.


구글이 2014년 인수한 스마트 온도계 스타트업 Nest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레리 페이지와 구글이 너무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안경에 적용되는 새로운 컴퓨터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 흥미로운 기술적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구글의 가장 촉망받는 문샷 프로젝트는 자율주행 자동차입니다. 구글은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몸담고 있는 선임 엔지니어들은 구글이 시장에 진입하는 속도가 너무 느린 것에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엔지니어 팀 하나는 구글을 떠나 Otto라는 자율주행 트럭 회사를 설립해 2016년 초 우버에 인수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의 리더였던 크리스 움슨은 직접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을 창업하려고 사임했습니다.


자율 주행 트럭 스타트업 Otto


비슷하게 로보틱스도 컴퓨터 과학 연구의 중요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구글이 로봇 스타트업들을 가지고 뭘 하려고 했는지 한번도 분명하게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구글은 일단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하고 난 뒤, 돈을 버는 것은 나중에 생각하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나 문샷 프로젝트 중 하나가 다른 모든 실패를 정당화할 만큼 엄청난 사업적 성공을 거두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까지는 구글이 온라인 서비스 시장 밖으로 가지를 뻗으려는 노력은 큰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아마존은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에 집중한다

킨들을 들고 있는 제프 베조스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에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는 구글의 접근은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엔지니어 배경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을 창업하기 전 거의 10년을 월스트리트의 펌에서 일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하고 싶어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매우 실용적인 견해를 갖게 했습니다.


베조스는 아마존에 실험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매우 노력했습니다.


에릭 리스는 "한 아마존 엔지니어가 '블로그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봤는데 우린 그걸 반드시 해야 해'라고 말을 하자, 임원 회의에서 그 이야기를 하라고 지시받았고, 그 자리에서 제프 베조스가 바로 그걸 시도해보도록 결정했습니다."라며 아마존의 한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리스는 이런 실험 문화가 잘 작동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을 작게 시작해서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CEO가 어떤 아이디어를 지지하면 회사 전체가 그 아이디어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그 아이디어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아주 많은 자원을 낭비하게 됩니다. 반면, 아마존은 그 아이디어를 실험하기 위한 작은 팀을 만들고 아이디어가 실행 가능한지를 먼저 검증합니다. 베조스는 하나의 팀은 피자 2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작아야 한다는 "2-피자 팀" 규칙을 도입했습니다.


아마존 two-pizza team [사진 출처]


리스에 따르면, 새 팀은 제한된 자원과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만약 작은 문제에서 성공하면, 더 많은 자원을 지원받고 더 큰 문제에 도전하게 됩니다.


아마존은 내부 테스트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2011년 한 엔지니어가 쓴 책에는 아마존의 문화와 다른 기술 기업의 문화를 비교하며 "그들은 빠르게 출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리스는 MVP(minimum viable product)형태의 제품을 일찍 출시하는 것은 서류상으로 좋아 보이는 아이디어가 실제 세상에서 정말로 좋은지를 가능한 빨리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그동안 재앙에 가까웠던 스마트폰 시장 진출 등 수많은 실패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제품을 쥐어주고 그들의 피드백을 진지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아마존은 실제 고객들의 니즈가 아닌 부분에 노력을 낭비하는 것을 피했습니다.


아마존이 새로운 편의점 컨셉인 Amazon Go를 출시한 것도 비슷한 접근입니다. 이 기술은 다양한 소매점에서 사용될 수 있지만, 아마존의 초기 접근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한 개의 꽤 작은 편의점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미디어는 아마존이 2000개의 소매점을 열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아마존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아마존의 방식은 2000개의 가게를 열 계획이 있기 때문에 하나를 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가 큰 성공을 거두면 수천개의 가게를 열게 되는 것이 아마존의 방식을 더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많은 자원이 혁신을 보장하지 못하는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알파벳에서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료주의 최소화, 작은 실험으로 시작해서 성공적일 경우 확장하기' 라고 요약되는 이 접근법은 진부해 보일 정도로 그리 대단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큰 회사가 이걸 해내기는 놀랍도록 어렵습니다. 특히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원래 성공을 거둔 시장에 최적화된 문화와 절차를 만들었습니다. 회사들은 사업들 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글에서 일을 할 때, 대부분의 직원들은 구글의 강력한 업무지원 소프트웨어를 다양한 프로젝트에 사용하게 됩니다. 구글이 검색엔진에 집중할 때 개발되었던 여러 업무지원 툴들은 검색이나 지메일 같은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 때는 매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이 툴은 어느 구글 팀이 검색엔진과는 아주 다른 무언가를 만들려고 할 때에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애플에서도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애플은 훌륭한 UI로 유명합니다. 이는 회사의 개발 과정에서 엔지니어나 프로젝트 매니저들보다 디자이너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결과입니다. 이는 사용자 친화적인 아이폰이나 애플 워치를 개발하는데는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꼭 좋지는 않습니다. 애플은 수 년간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믿을 만하게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Apple iOS UI Design guide


반면, 제프 베조스는 팀들을 서로 독립적으로 일하게 만드는데 아주 열성적입니다. 어느 전직 아마존 엔지니어가 2011년에 쓴 글에 의하면 아마존에서는 무슨 기술을 갖다 써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베조스는 구글이나 애플에서 처럼 표준화하지 말 것을 표명했고, 팀들에게 독립적으로 뭐든지 가장 좋은 기술을 쓸 것을 장려했습니다.


베조스는 아마존을 모듈식의, 회사 차원의 정책을 최소화하는 유동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이것은 아마존의 내부 문화를 혼란스럽고 분할되게 만들었습니다. 아마존의 엔지니어는 구글이나 애플에서처럼 쉽게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갈 수 없습니다. 팀 간의 마찰과 문화 차이는 왜 사람들이 아마존을 스트레스 쌓이는 일터라고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이 혼란스러운 문화가 혁신을 하기에는 좋습니다. 팀이 회사 차원의 표준에 맞추기 위한 압박을 느끼는 대신 가장 적합한 툴과 절차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향후 10년의 혁신을 위한 좋은 포지션에 있다


아마존이 선택한 조직구조가 주목받을만한 이유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좋은 특성들을 따라할 때 가장 많은 기회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Amazon Go가 좋은 사례입니다. 작은 스타트업이 이런걸 잘 할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카메라와 센서들로 고객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선반에서 물건을 집는 것을 즉시 정확하게 감지하는 등 여기에 들어간 기술은 분명히 개발에만 수백만 달러가 소요되는 복잡한 컴퓨터 기술입니다. 투입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아마존은 수년의 시간과 수백만 달러를 더 투입하여 이익이 얼마나 많을 지 모르는 산업에 가게를 열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스타트업들이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은 충분한 자금과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하이테크 개척자들은 웹에 있었습니다. 사용자 수백명이 사용하는 웹사이트를 수백만명이 사용할 수 있게 확장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웠지만 거대한 팀이나 엄청난 물리적인 인프라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맨손으로 수십억 달러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반면, 다음 세대의 혁신은 주택 공유, 자율주행 자동차, 소매점, 헬스케어 혁신 등 전통적인 산업을 포함한 실제 물리적인 세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구글, 우버, 테슬라, 그리고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 모두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회사들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복잡한 지도, 복잡한 규제 관련 이슈들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하나가 이 복합적인 문제를 관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아마존과 구글 모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규제에 대한 문제들의 또 다른 복합체인 드론 배송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이 보유한 기존의 자본력, 기술, 로비 인프라는 이런 시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마존 드론 배송 모식도(12월 5주 Technology & Industry Hot7 뉴스)


테크 대기업들이 이런 난제에 대응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성장하는 초기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스타트업의 혁신이 대기업의 자원과 합쳐질 수 있게 합니다. 우버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Otto가 창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인수했습니다. GM 또한 지난 3월,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크루즈를 10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나 우버같은 대기업들이 최신의 기술을 갖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방법은 많은 비용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 전략이 먹히지 않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구글이 20억 달러에 인수한 네스트는 회사의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 되었지만 알파벳이라는 우산 아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육성하여 성공시키는 아마존의 비법에 큰 가치가 있는 이유입니다. 아마존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에 비싸고 위험한 인수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 세상에 새로운 기술들이 침투함에 따라, 이러한 새로운 기업가적 프로젝트들에는 더욱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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