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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처음 인간 유전자 검사를 시도했을 때, 필요했던 비용은 회 당 27억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주 유전자 시퀀싱 기계를 만드는 illumina에서는 머지않아 100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유전자 분석의 큰손 illumina는 이번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유전자 시퀀싱 머신 Novaseq을 출시했습니다. 이번 illumina의 신제품을 이용하면 한 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유전자 시퀀싱(사람의 피나 침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염기서열을 알아내는 과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간략하게 소비자의 피나 침으로부터 유전자 염기서열을 시퀀싱한 후, 얻어진 염기서열을 기반으로 어떤 질병이 있는지 분석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중 염기서열을 시퀀싱 하는 작업에는 복잡한 장치와 기법들이 필요해, 검사에 드는 대부분의 비용과 시간이 이 단계에서 소모되었습니다. 15년 전만 해도 이런 인간 유전자의 시퀀싱이 너무 힘들어 유전자 검사를 하려면 회 당 27억 달러가 필요했고, 그 분석 기간 또한 몇 년을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15년 만에 이 작업을 1시간 만에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가격은 거의 100달러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illumina는 지난 15년 간 꾸준히 유전자 시퀀싱 기술을 개선해 왔습니다. 2006년 illumina의 시퀀싱 머신은 30만 달러였는데, 2014년에는 이를 천만 달러에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2016년에는 애플 마케팅 부분 부대표였던 Phil Schiller가 이런 illumina의 혁신성에 이끌려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이 덕분에 샌디에고 기반의 illumina는 23andMe와 같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서비스하는 기업들의 백엔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23andMe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 기업에서 illumina의 유전자 시퀀싱 머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illumina가 시퀀싱 기술을 발전시킴에 따라 유전자 연구도 크게 확대되었지만, 유전자를 이용한 헬스케어 스타트업도 많이 탄생했습니다. 특히 시퀀싱의 가격이 줄어들며 스타트업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고객의 요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몇 백 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가능한 상태입니다. 또한 이제 유전자 시퀀싱 속도가 파격적으로 줄어들어 훨씬 더 많은 고객을 상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시퀀싱 기술이 발달하는 동안 23andME(에티글 참고)와 AncestryDNA와 같은 기업들 덕분에 유전자 테스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 또한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와 같은 스타들도 이런 유전자 검사에 참여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일조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 테스트를 통해 BRCA-1, BRCA-2와 같은 유방암 관련 유전자를 미리 발견해 이를 예방했습니다.


illumina의 이번 신제품은 두 가지 모델로 제공되며 장치 가격을 최저가에 제공합니다. NovaSeq 5000의 경우 85만 달러, NovaSeq 6000의 경우 98만 달러에 판매될 계획입니다. 이미 몇몇 고객들은 NovaSeq를 구입했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Chan Zuckerberg Biohub(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이 설립한 생명과학 연구단체), MIT, 하버드 연구소, 바이오테크 회사 Regeneron, Human Logevity가 있습니다.


illumina에서는 이러한 시퀀싱 머신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직접 엑셀러레이터를 만들어 바이오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사모펀드 Warburg Pincus와 유전자 데이터를 모으는 기업 Helix를 만들어 그 데이터로 여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illumina에서 지원했던 스타트업들 (출처: illumina Accelerator 홈페이지)


엄밀히 말하면 아직은 NovaSeq만으로는 100달러에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시퀀싱의 가격은 낮아졌지만, 시퀀싱된 데이터를 해석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illumina의 CEO Francis deSouza는 이 부분은 컴퓨터 과학의 영역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해 비용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 100달러 유전자 검사 실현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illumina에서 점점 완성도 높은 유전자 시퀀싱 머신을 제공함에 따라 스타트업들은 이제 고객의 유전자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바이오 인포메틱스 분야(유전자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가공하는 분야)도 진입장벽이 높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이라는 점에서 다른 바이오 산업 분야보다는 훨씬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이 덕분에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는 다양한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참고 기사

TechCrunch, "Illumina wants to sequence your whole genome fo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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