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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중국의 핀테크에 이어 중국의 모빌리티에 대해 다룹니다. 필자가 중국을 여행하며 느꼈던 또다른 점은 바로 수많은 전기스쿠터들이었습니다. 자전거보다 전기스쿠터가 훨씬 보편화되어 있었고, 수많은 스쿠터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는데도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극히 일반적인 중국의 거리

지극히 평범한 중국의 거리 풍경입니다.


중국은 수많은 대도시들과 넓은 도로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20~30분이 걸리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집에서 지하철역과 같은 교통 허브까지 이동하는 상황, 이것을 물류분야에서는 라스트 마일 문제(Last mile problem)이라 부릅니다. 중국의 전기스쿠터 회사 Niu(牛, “new”라고 읽습니다)는 바로 이것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사진출처 : Niu 공식 홈페이지


중국 최대의 검색기업 바이두(百度)의 CTO이자 화웨이 최연소 부사장이었던 Yinan Li가 이끄는 Niu는 중국에서 전기스쿠터 혁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부사장 Token Hu는 “Niu는 도시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중국, 미국, 유럽의 교통상황에 대한 연구 결과 전기차는 해답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많은 차들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라스트 마일 문제를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진행할수록 라스트마일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사람들은 출근하고, 지인들을 만나고, 식사를 하며 평균적으로 3~6km를 이동합니다. 모두가 이렇게 생활하는데, 매일매일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한 운송수단은 바로 어떤 것일지 고민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정답은 전기스쿠터였습니다.



중국에서 인터넷과 연결된 고급 전기스쿠터라는 개념은 아직은 생소합니다. 신생기업이 진입하기에는 매년 2~3천만대가 판매되고 총 2억 대의 전기스쿠터/자전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도로변 자전거포에서 싸구려 납축전지와 소형 모터가 탑재된 자전거나 스쿠터를 만들어 팔곤 합니다. 하지만 용량과 출력에 따라 적게는 20kg에서 많게는 50kg까지 나가는 납축전지는 이중 가장 비싸고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Hu는 “우리가 해결하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배터리의 이동성 문제였습니다. 탈부착이 가능하고, 크기가 작으면서 가벼운 배터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전기스쿠터를 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바로 탈부착성과 작은 크기, 높은 효율이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Niu는 그 해결책으로 가볍고 강력한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만들었습니다. 8.3kg의 LG 리튬이온 배터리로 100km를 타고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누구나 배터리만 빼서 집에 가져가 충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 1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BOSCH의 모터를 사용하여 소비자들의 우려도 불식시켰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가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큰 골칫거리 중 하나는 도난입니다. 배터리를 훔쳐가기도 하고, 차 전체를 들고 가기도 하고, 부품을 빼가기도 합니다. 비단 중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이를 가장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훔쳐가기 어렵게 만드는 것’ 입니다. 자물쇠를 여러 개로 만들거나, 자동차나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잠금방식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Niu 전에는 모든 전기스쿠터 회사들이 각각 다른 배터리, 대쉬보드, 컨트롤러 및 부품 공급업체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OS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Niu는 각각의 전기스쿠터가 서로 통신하고, 클라우드 서비스와도 통신하여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고 상태 점검이 가능합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할수록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마찬가지로 구매의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2,500 위안(35만원)짜리 스쿠터를 살까요? 사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별다른 선택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옛날 제품을 사고, 젊은 세대는 그들의 철학과 맞지 않기 때문에 아예 사지를 않습니다. 아이폰, 테슬라를 보아 온 젊은 세대는 샤오미와 같이 심플하고, 친숙한 제품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Niu의 전략은 꽤나 성공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Niu의 풀사이즈 스쿠터인 N1S Civic과 미니 스쿠터 M1은 각각 7200만 위안(약 123억 원), 8138만 위안(약 139억 원)으로 엄청난 액수의 크라우드 펀딩액을 모았습니다.


일반적인 스쿠터 가격에 비해 3399 위안(약 58만 원)에서 6899 위안(약 117만 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판매 대수는 팬층 확보와 함께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Niu는 N1S Civic 9만 대, M1 6만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흔히들 스쿠터라고 하면 가난한 이들이 타고 다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하지만 Niu는 전기스쿠터를 첨단기술이 탑재된 럭셔리 제품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어합니다. 새로운 모빌리티를 만들기보다는 거대한 기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Niu의 목표로 보입니다.


2017년 CES에서 현대자동차는 킥보드의 형태를 띈 전기스쿠터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시판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자동차의 신선한 시도를 보여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자동차와 전기스쿠터, 기존 두 모빌리티의 조합으로 새로운 활용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샤오미도 킥보드 형태의 전기스쿠터를 출시하면서 전기스쿠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최근 들어 1인용 모빌리티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세그웨이나 전동보드를 탄 사람을 이제는 흔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전기스쿠터와 전기자전거는 기존 내연기관 오토바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도 점점 확장되어 가고 있고 오토바이 시장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의 모빌리티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운송수단이 아닌, 기존의 것을 더욱 발전시키거나 두 가지를 조합하여 새로운 활용가능성을 찾아내는 형태로 발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시장은 얼마나 커질지, 누가 활약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참고기사

TechCrunch, "This startup wants to make China’s electric scooters as desirable as iPh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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