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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부에서는 지금까지 구글과 오라클의 분쟁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이 분쟁은 2012년 오라클이 구글에 소송을 걸면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첫 단계인 201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1심에서는 법원이 API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구글의 승으로 끝났습니다. 이 후 오라클이 연방법원에 항소하였고, 2013년 연방 법원의 2심에서 Java API의 선언부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되면서 뒤집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때 연방 법원은 다시 지방 법원에 구글이 Java API를 공정 이용(Fair Use)으로 사용했는지 판결하라고 명합니다. 이로써 분쟁의 세번째 단계인 공정 이용에 대한 재판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지난 5월에 열린 제 1심에서는 구글의 Java API 이용이 공정 이용에 해당되어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2부에서는 이번 소송의 핵심 이슈인 저작권(Copyright)과 공정이용(Fair Use)에 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저작권 ( Copyright )


오라클은 자바 API의 구조, 순서, 구성(Structure, Sequence, Organization, SSO)와 API 선언부에 대해 저작권을 주장했습니다. SSO는 쉽게 말하면 API의 각 클래스와 메소드들 간의 참조 관계입니다. 이에 대해서 재판부는 이는 일종의 명령 체계로 저작권 보호 항목이 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반면 선언부는 표현 방식에 해당하니 저작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구글은 이에 대해 문법(syntax)이 명확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경우 Java 언어와 호환이 가능하게 선언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뿐이라며 변호했으나, 재판부는 이것은 저작권 대상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기준에 개입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이에 따라 분쟁의 2단계에서 구글이 Java API의 선언부를 그대로 갖다 쓴 것이 저작권 침해가 인정이 되었습니다.


Java API의 저작권은 미국 대법원까지 타당하다고 인정했으므로 번복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이전까지 API의 저작권을 다룬 소송이 없었기 때문에 이로써 이번 분쟁은 법률적으로 API의 저작권이 인정된 최초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Java API 저작권을 인정한 2013년 제 2심은 판례로 작용하여 앞으로 여러 회사들이 API를 저작권으로 보호하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분쟁이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특히 저작권 침해의 위험이 Java가 지향하는 “언제 어디서나 기존의 것을 갖다 쓸 수 있는” 개발 환경의 특성을 망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발 환경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큰 액수의 로열티나 큰 회사와의 법률 분쟁을 비용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스타트업들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어떻게 새로운 소프트웨어 제품을 내놓을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그만큼 API의 저작권 보호 문제는 이번 분쟁의 결과에 상관없이 앞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많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개발자들이 우려하는 만큼 이번 분쟁이 일반적으로 API 사용하는 경우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구글은 Java API를 ‘무단 사용’한 것이 아니라 ‘똑같은 제품을 자체적으로 출시한 것’입니다. 타 저작권자의 API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그 저작권자가 API에 어떤 라이선스를 부여했는 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오라클은 자바에 대해서 오픈 소스 라이선스를 포함한 3 가지 종류의 라이선스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API에 적용된 라이선스만 잘 확인하면서 사용하면 법적 문제에 대한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무료로 사용하고자 할 때는 오픈 소스 규정에 준수하여 API를 사용해야 합니다.)



공정 이용 ( Fair Use )


구글의 Java API 이용이 공정 이용으로 인정되는지의 여부는 향후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방향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정 이용 판단에는 여러 가지 기준이 적용됩니다. 가장 많이 고려되는 것은 이용 시 원작의 변형과 신규성의 존재 여부, 그리고 이용이 원작의 잠재적 시장에 미친 악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입니다.


구글의 변호인 Van Nest는 다음의 사항을 근거로 들어 Java API 이용이 공정했음을 주장했습니다. 먼저 그는 안드로이드 덕분에 PC와 서버에서만 있던 Java SE 개발환경이 모바일 기기로 확장되었으며, 오라클도 같은 시도를 몇 번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안드로이드의 압도적 점유 덕분에 자바가 현대의 개발 생태계에 필수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Sun이 오라클에 인수되기 전까지 Sun이 안드로이드를 지지했던 것을 들어 당시에는 Sun이 구글의 공정 이용을 인정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 개발환경은 항상 무료로 개발자에게 배포되며 이는 자바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일조를 했기 때문에, 이런 경우야 말로 공정 이용 법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5월에 있었던 제 1심에서 미 지방법원은 구글의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하며 구글의 공정 이용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항소심에서 오라클이 이를 번복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 환경을 일반적인 자바 개발 환경과 호환되지 않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구글의 Java API 이용이 Java 시장을 확대한 것이 아니라 Java의 잠재시장을 빼앗았다는 해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향후 재판에서 구글의 공정 이용이 인정이 되지 않는다면, 구글은 오라클에 막대한 손해배상을 해야함과 동시에, 안드로이드 개발 환경을 다른 언어 기반으로 교환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공정이용에 관한 이슈는 앞으로도 계속 눈여겨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 API의 저작권에 관한 어떤 판례도 없었던 데다가, 그 첫 판례로 남을 사례가 구글과 오라클의 엄청난 규모의 소송 전쟁이라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승패 결과는 향후 단순히 두 회사의 전망에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자바와 관계된 개발 커뮤니티 모두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회사들이 API의 저작권 보호를 남발하여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발전을 저지할 것에 대한 우려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결과가 어떤 회사의 승리로 끝나든 앞으로 소프트웨어 법률 문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글


[1] Oracle vs Google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Oracle_America,_Inc._v._Google,_….

[2] Google and Oracle present closing arguments in battle over Java
http://techcrunch.com/…/google-and-oracle-present-closing-…/

[3] 2013년 제 2심 판결문
http://caselaw.findlaw.com/us-federal-circuit/1666150.html

[4] Fair Use 판단 기준
http://fairuse.stanford.edu/overview/fair-use/four-fa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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