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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4주만에 자율주행 업계의 근황을 새로 업데이트 해드립니다. 4주 텀을 정확히 지키려고 한 적은 없는데 소식이 적절히 쌓일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항상 4주 정도가 지나 있네요.



먼저 자율주행 근황에 포함되긴 하지만, 사건이 워낙 ‘핫’ 해서 핫7에서 먼저 다룬 우버의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가 있었습니다. 우버 차량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인정돼, 현재 우버는 자율주행 시험주행을 다시 재개한 상태고요,



2월 말부터 계속 된 우버와 Waymo의 소송 전쟁에 대해서도 지난 자율주행 근황 3호핫7에서도 종종 진행상황을 전해드렸습니다. 아무래도 몇달에서 몇년 간 지속될 싸움이다 보니 앞으로도 관련 소식이 계속 끊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 소식으로는 이 소송의 발단과 지금까지의 경과 정리로 시작하겠습니다.


1. Waymo vs 우버 소송의 발단과 경과

사건의 중심에 있는 Anthony Levandowski는 2007년부터 구글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핵심 엔지니어로서 몸담았습니다.


2013년 7월, 구글의 한 부품업체가 Odin Wave라는 회사로부터 구글에 제공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부품을 주문 받았다고 구글에 알렸습니다. 나중에 Odin Wave의 주소는 Levandowski가 소유한 땅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구글 주장에 따르면 구글 재직 중에 Levandowski는 구글의 회사 컴퓨터로부터 자율주행 및 핵심 부품인 라이더 기술과 관련된 14000개 이상의 회사 문서를 개인 SD카드로 옮겼다고 합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Anthony Levandowski


Levandowski는 2016년 1월, 구글을 퇴사하며 나중에 우버가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Otto의 전신인 280 Systems를 설립했습니다. Otto와 우버는 이때부터 서로 기밀유지 협약을 맺었습니다. 한편 Odin Wave는 향후에 Tito라는 라이더 부품 회사에 인수되었는데, 2016년 5월 바로 이 Tito가 Levandowski의 Otto에 인수되었습니다. 2016년 8월에 우버는 Otto를 인수하며 두 회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2월 말, 드디어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Waymo가 우버를 영업비밀 절도 및 무단 사용 혐의로 고소했고, 우버가 자율주행 프로그램에 적용하고 있는 라이더 기술에 대해서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3월 30일 Anthony Levandowski는 증인으로서의 출석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5조를 내세워 가처분을 막으려는 시도를 했고, 그의 변호사는 우버와의 기밀유지 협약 때문에 구글이 신청한 증거 문서를 우버가 제출하면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4월 7일, 우버는 가처분 신청을 막을 수 있는 더 강력한 근거를 들고 나왔습니다. 우버는 현재 실험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는 아직까지 구글이 영업비밀 침해 혐의를 제공한 라이더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직까지 실도로 주행을 하고 있는 우버의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는 상용화된 벨로다인의 라이더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건의 담당 판사인 William Alsup은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조만간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입니다.


2. Udacity의 스핀오프 자회사 Voyage, 우버에 전쟁 선포

최근 Coursera 등 다른 여러 온라인 강좌 플랫폼을 제치고 업계 선두주자로 빠르게 치고 나간 Udacity는 사실 태생의 유전자에 ‘자율주행’이 있습니다. 바로 창업자 Sebastian Thrun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했던 인물이기 때문인데요, Udacity는 지난 해 ‘자율주행 나노 학위’ 프로그램을 열어 이수하는 학생들의 자율주행 회사 취업을 지원하는 등 계속해서 자율주행 업계를 지원해왔습니다.



이런 Udacity가 교육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결국에는 업계에 제대로 개입하게 되었습니다. 4월 5일, Udacity의 부회장 Oliver Cameron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는 스핀오프 스타트업 Voyage를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Khosla Ventures등의 유수한 벤처캐피탈로부터 시드 투자를 마쳤고, Udacity가 이 회사의 지분을 일부 소유한다고 합니다.


Voyage는 우버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처럼 ‘차량공유 서비스를 위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이, Voyage도 자신들만의 컨셉을 확보했는데요, Voyage의 컨셉은 바로 ‘사용자가 음성 명령 UI로 다스릴 수 있는’ 자동차입니다. Voyage는 사용자가 차에 탑승했을 때 운전자가 따로 있다는 느낌보다는, 사용자 본인이 바로 운전자라는 느낌을 주게끔 사용자 경험을 설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또한 정말 어려운 기술적 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ameron을 비롯한 Voyage 팀은 대부분 Udacity가 ‘자율주행 나노 학위’와 연계하여 진행 중이었던 자율주행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서 일했습니다. Cameron은 이 프로젝트를 하던 중 사업의 영감을 받았지만, Udacity 학생들의 소스를 사업에 이용하지는 않을 것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Udacity 창업자 Sebastian Thrun은 자신이 이 사업에 ‘전혀’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개인적 갈등으로 인해 Voyage와 어떤 관계도 맺지 않기로 얘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Thrun이 말한 갈등은 무엇일까요? 본인이 구체적으로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업계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아버지 세바스찬 쓰런


3. 바이두의 자율주행 기술을 훔치려고 드는 해커들


3월 22일, 바이두의 사이버보안 최고 책임자 Ma Jie는 “누가 고용했는지는 못 밝혀냈지만,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 기술을 훔치려고 해커를 고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더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아 사실 실제로 해킹 시도가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두 가지를 유추해볼 수 있는데요, 먼저 누군가가 탐낼 정도로 바이두의 기술이 자율주행 업계에서 선두 자리에 있다는 것,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이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 입니다. 바이두의 노이즈 마케팅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자율주행 기술의 값어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한편, 바이두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칭화대학교의 ‘화이트 해커’ 학생 팀 Blue Lotus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의 중국 IT 기업들과도 협력하여 ‘어둠의 세력’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4. 벤츠와 보쉬,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

다임러의 미래 자율주행 서비스 시나리오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4월 4일 자동차 부품업계의 선두주자인 Bosch와 기술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 파트너십은 주로 자율주행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초점이 맞춰줘 있다고 합니다. 두 회사의 목표는 2022년 전까지 완전히 스스로 운행 되는 자동차를 공동으로 개발해 현재 우버와 유사한 차량공유 서비스를 자율주행 자동차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다임러는 올해 초 우버와도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은 우버가 언짢아 할만한 소식이지만, 어찌됐건 다임러의 목표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보다는 이를 통해 차량공유 서비스로 진출하는 데 있는 것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5. 지멘스가 인수한 전장부품 회사 Mentor Graphics, 자율주행 플랫폼 DRS360 출시

지멘스는 3월 30일 오리건주의 전장부품 및 임베디드 시스템 회사인 Mentor Graphics를 45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이 회사는 4월 4일, 기존의 자동차 시스템보다 전력을 10분의 1 수준으로 소비하는 새로운 아키텍쳐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출시하며, 자율주행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Mentor Graphics가 DRS360이라고 붙인 이 시스템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센서들의 전처리 데이터를 하나의 프로세서에서 합쳐서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는 데 골자를 두고 있습니다. 기존의 방식은 센서들이 각자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가지고 있거나 Mobileye의 방식처럼 카메라 모듈 하나로 거의 모든 걸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두 방식 모두 전력 소비나 비용, 그리고 실시간성 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게 DRS360 사업부 책임자 Glenn Perry의 설명인데요,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Mentor Graphics의 방식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자율주행 엔지니어들은 데이터를 한 군데에 합치는 게 최적의 방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자동차 업계가 얼마나 그것을 사용하기 편하게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Mobileye의 비전 시스템을 기존 차량에 추가하는 것은 매우 쉽지만, Mentor Graphics의 솔루션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것은 기존 자동차의 설계를 많이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과연 Mentor Graphics의 솔루션이 이런 사업성까지 고려해 개발이 되었는지 업계의 반응을 한번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6. 폭스바겐,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Mobvoi에 1억 8천만 달러 투자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사업을 시작할 거점 지역으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4월 6일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Mobvoi와 50 대 50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며 1억 8천만 달러를 여기에 투자했습니다.


Mobvoi는 자동차 산업 쪽으로 방향을 튼지 얼마 되지 않은 스타트업입니다. 이전에는 킥스타트에서 스마트워치 캠패인을 성공시켜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요, 작년 위챗, 네비게이션, ADAS 프로세스 칩, 블루투스 등의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후방 미러를 출시해 자동차 업계로 진출을 하였습니다. 아직 이 회사가 자율주행 기술 쪽으로 보여준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체적인 음성인식 비서를 출시할 정도로 인공지능 쪽은 탁월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Mobvoi가 출시한 스마트 후방 미러


Mobvoi가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을 보았을 때 폭스바겐의 이번 투자는 자율주행 기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또는 Connected Car 쪽의 사업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Mobvoi가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회사라면 정말 현명한 투자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7. 은밀하게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해온 스타트업 Zoox, 실도로주행 시험을 준비 중

또 하나의 ‘진국’인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Zoox라는 이 스타트업은 테슬라가 2004년 탄생할 당시 사무실로 사용하던 건물에 현재 입주 중입니다. 벌써 200명이 넘는 사람이 일하고 있고, 50명 이상의 인공지능, 비전, 자동차공학 PhD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매우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언론에 보도된 적이 거의 없고, 홈페이지에도 대담하게, 또는 무심하게 로고 하나를 빼고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았습니다.



이 조용한 스타트업은 무려 투자자들 사이에서 15.5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2년이 넘게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해왔지만 그 개발 성과가 최근에서야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 스웨덴 KTH 왕립 공과 대학교과 공동연구로 설계한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지금까지 계속 실험과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아이디어에 멈춰있지 않고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에 낸 특허들을 통해서 확인되었습니다.


최근의 특허들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사고 상황에서 Zoox의 차량을 원격으로 조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해냈습니다. 또 다른 특허는 근처의 인간 운전자, 자전거, 그리고 보행자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할 확률을 추산해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제안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기본적으로 축적된 실험 데이터에 근거한 ‘패턴’을 기반으로 상황 판단을 하기 때문에, 사고와 같은 특이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기술입니다.


(사진=U. 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Zoox가 준비하고 있는 차량은 운전자석이 완전히 없고 앞뒤로 대칭인 4인승 차량으로, 기존의 자동차와는 매우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Zoox는 현재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으로부터 자율주행 실험주행 허가를 받았지만, 이런 차량으로 실험을 하려면 캘리포니아 운전자 규제를 모두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는 도요타 하이랜더를 개조한 레벨 3의 자율주행 자동차 5대를 시험주행 중에 있습니다.


Zoox는 2016년 한해 동안 2억 달러의 거금을 투자받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조용히 숨어있었지만, 앞으로 자율주행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져올 만한 스타트업으로 손꼽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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