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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이나 추석, 고향에 가기 위해 기차역에 도착하면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곤 합니다. 수많은 귀향객들의 대화소리부터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안내방송, 열차 도착을 알리는 수많은 신호음들까지 섞여 소음 공해를 일으키곤 합니다. 하지만 Holoplot의 스피커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귀향길이 더 이상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소음에 구애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장소에서만 특정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를 만든 베를린의 스타트업 Holoplot를 소개해 드립니다.

 



기존의 스피커는 아래 그림과 같이 한 음원에서 퍼져나가는 방식으로 소리를 전달합니다. 이 때문에 벽에 부딪힌 소리가 반사되어 다시 들리기도 하고, 소리를 가장 잘 들리는 스윗 스팟이 몇 군데에만 존재하게 되어 지정된 장소가 아니면 명료한 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스피커에서 거리가 멀어지면 그만큼 소리가 작게 들려 소리를 멀리까지 전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리의 크기를 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존의 스피커 방식과 Holoplot 스피커 방식을 비교한 사진.


Holoplot은 기존 스피커 형식인 점 음원을 평면파로 바꾸어 내면서 위와 같이 생길 수 있는 여러 단점들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결과 거리에 따라 음원의 소리가 줄어들지 않았고, 쓸데없이 벽에 반사되어 나오는 반사 음향을 없앨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존 음파에 수직한 방향으로 생기는 평면파는 수많은 스피커 음원을 이용하여 만들어 내는데, 각 음원의 세기와 방향을 조절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소리를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리학 시간에 한번씩 배우는 호이겐스-프레넬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이 평면파는 100m 떨어진 곳에서도 겨우 5dB의 진폭 손실만 보일 정도로 뛰어난 청취 명료도(Inteligibility)를 보여주었습니다.

 

천장에 설치된 Holoplot의 스피커로 특정 장소에 원하는 소리만 들릴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습니다. 


Holoplot의 기술은 다양한 부분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박물관이나 킨텍스 등의 박람회에서 특정 부스에 특정 소리만 나오도록 해 전시 효과를 증대시키거나, 음악 연주회에서 건축 구조물의 도움 없이도 모든 좌석에 같은 크기의 소리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극장 전체를 스윗 스팟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클럽에서는 음악 세기를 공간마다 다르게 주어 시끄러운 음악이 필요한 스탠딩 존과 테이블 존을 구분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야외 콘서트장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는 사람들이 대기하는 줄에 따라 다른 언어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공항의 불필요한 정보를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줄 필요 없이 원하는 사람에게만 들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로 나오는 안내 음성도 각각의 장소에 맞게 들려주면 되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으로 정보 전달을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기자회견에서도 한쪽은 영어, 한쪽은 한국어 음성만 들려주는 식으로 매끄럽게 번역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Holoplot은 최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Holoplot에서 개발한 스피커를 통해 최대 16개의 동일한 메시지를 각각 다른 게이트에서 들리도록 한 것입니다. 기존의 큰 스피커 울림과 달리 각 게이트 주변에서만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준 덕분에 Holoplot의 스피커를 설치하였을 때 프랑크푸르트 역의 고객 만족도는 크게 올랐다고 합니다이에 더해 독일의 국영 철도회사 도이치반(Deutsche Bahn)이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DB mindbox를 통해 최근 도이치반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였다고 합니다. 도이치반은 독일에 5400개의 철도역을 가지고 있어 Holoplot이 향후 철도역에 스피커를 설치하기에 좋은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Holoplot CEO Roman Sick은 이러한 관계를 통해 다음 두 달 동안 몇몇 철도역에서 실제 테스트를 거칠 것이라고 합니다.


SXSW Interactive Innovation Awards를 수상한 Holoplot

 

Holoplot은 올해 314SXSW 인터액티브에서 음악/오디오 부문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하여 스피커의 효용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비록 6명의 직원 밖에 없지만, 5년동안 300만 유로 규모(36억원)의 펀딩을 받으며 현재 Series A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스피커보다는 확실히 비싼 약 7000만원에 스피커를 판매하고 있지만, 박람회나 극장 입장에서 전시 효과를 극대화 하기 투자하는 비용으로 본다면 충분히 매력적일 것입니다. 홈 오디오 시장뿐 아니라 공공 장소 등 여러 시장을 타겟으로 할 수 있기에, Holoplot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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