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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 있는 스타트업에서 약 4달간 근무를 하다 지난 9일 동안 인도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도 현지에 대해, 그리고 제가 속했던 분야인 모바일 핀테크와 관련된 인도 산업에 대해 제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인도 현지 & 사람들 & 문화


우선 인도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먼저 가져볼까요.


 인도 거리 모습, 앞에 보이는 차량은 인도의 주요 교통수단 릭샤


4월의 인도는 벌써 대낮에 기온이 40도가 넘어갔습니다. 다행히도 습도가 매우 낮아 불쾌하지는 않은 날씨입니다. 우기인 7월쯤부터는 밖을 다니기가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도 근무지나 일반 매장의 경우 냉방 시설이 잘 작동하여 실내는 쾌적한 편입니다. 


현재 인도에는 공식적인 신분제는 없지만 신분이 계승 되어 암묵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개 피부색이나 옷차림 같은 겉모습으로 판단이 가능합니다. 상위 계급층은 영어를 잘 쓰고 실내나 쾌적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길거리나 외진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분에 무관하게 인도인들은 호기심이 많고 호의적이라 질문이나 조사를 할 시에 굉장히 잘 대해줍니다. 여러 사람이 몰려 같이 듣고 대답해 주기도 하여, 현지 조사를 하기에 매우 편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인도에서 오래 지낸 분들은 경험상 인도인을 너무 믿지는 말라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인도인들은 활발하고 토론을 좋아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의 사무실은 사무적인 느낌이라면 인도 사무실은 활기찬 분위기를 지녔습니다.


인도의 경우 언어문화가 특이합니다. 지역마다 언어가 다릅니다. 힌디어도 사용하지 않는 지역이 많아 오히려 영어가 전 지역에 통용하여 쓰기 적절하다고 합니다.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활에 쓰이는 단어들은 알아서, 스마트폰 언어를 대개 영어로 설정하고 사용한다 합니다.   


저는 인도 그루가온 지역에서 근무와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루가온은 우리나라의 판교와 같이 수도 외곽에 위치하며 산업단지들이 모여 있는 지역입니다. 1980년대부터 산업화가 진행되어 현재는 자동차, 섬유, 콜센터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인도 산업 신도시 입니다. 그루가온에는 스타트업이나 다국적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GE, Pepsi, BMW 인도 본부가 있습니다.


그루가온 지역의 모습 [사진출처]


그루가온은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고 사방이 공사판에 교통도 혼잡하였습니다. 과거에는 릭샤라는 양 옆이 뚫린 3륜 택시를 주로 이용했다면 최근에는 가능하다면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과 편리한 우버를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길가에 보행자 신호등도 잘 없고 신호 자체를 잘 지키지 않아서 가까운 거리라도 거의 우버를 통해 이동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현재 위치가 부정확하게 찍히기도 하고 네비게이션이 교통 혼잡도를 잘 고려하지 못해 비효율적인 경우가 잦아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인도 산업—핀테크, 전자상거래

이제 인도 핀테크 시장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도의 경우 아직은 빈곤층이 많지만 원체 인구가 많은 나라여서 산업의 규모 또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크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스마트폰 또한 제가 듣기론 아무리 가난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구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작년 9월경에 무제한 데이터 팩을 들고 등장한 jio reliance라는 통신사의 경우 6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1억명이 돌파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현재 인도에선 단시간에 사업 규모가 커지는 것이 가능합니다. 몇 년 전 중국을 비추었던 각광이 현재는 인도로 옮겨지고 있는 듯 합니다. 


인도의 모바일 인터넷 유입량 2012-1016 [사진출처]



실제로 많은 해외 유명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들어왔으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사로 아마존이 flipkart라는 기존의 인도 전자상거래 1위 업체를 추월했다는 것이 발표 되었으며 올해 3월에 알리바바는 인도 최대 모바일 월렛, 결재 앱인 paytm에 2천억을 투자하였습니다. 


한 가지 눈여겨보아야 할 사건으로 작년 11월에 인도 정부가 갑작스럽게 시행한 화폐 개혁이 있습니다. Demonitization이라 불리는 것으로 검은 돈을 없애자는 명목 하에 구 지폐를 다 청산하고 신 지폐만을 허용하겠다고 공표한 것 입니다. 이 것이 불과 몇 주 만에 이루어져야 했고 그 충격은 상당했습니다. 실제로 화폐를 교환 못해서 자살도 많이 하고 아직 이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 덕으로 앞서 이야기한 paytm과 같은 모바일 월렛, 결제 산업이 급속도로 커졌으며 현재 가치가 5조원에 달하고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이 부문에서 paytm은 압도적인 선두주자로 아직까지 마땅한 경쟁업체가 없습니다. 제가 있는 지역의 경우 거의 모든 곳에서 paytm으로만 결제가 가능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paytm이 QR코드를 도입하였고 선두주자 자리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릭샤도 paytm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가운데 스티커 참조


인도 시장의 미래

인도의 경우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아직 부족한 것이 많고 그 만큼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이미 발전된 국가의 모습을 향해 있습니다. 기업의 이름만 다를 뿐 기존 해외 기업의 본을 뜬 기업들이 쏟아져 나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경쟁의 승리자는 벤치마킹과 더불어 현지사정에 맞게 전략을 세운 기업일 것 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잔재한 신분제, 다양한 언어, 교통 그리고 네트워크 등이 고려될 것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네트워크는 한국에 비해 너무 열악합니다. 실제로 현지 조사를 하는 도중에는 네트워크 오류로 인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 사용에 불편함을 겪고 가맹점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불완전함은 도전자에게는 기회입니다. 아직 인도 시장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은 지난 중국 핀테크 체험기에 이은 두 번째 해외 핀테크 체험기입니다. 인도 시장과 핀테크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필자의 메일(blue_378@naver.com)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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