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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여러 가지 아이템 중 가장 부각되고 있는 아이템이 바로 자율 주행 자동차입니다. 이미 구글과 테슬라, 그리고 우버 등 여러 대기업에서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심지어 캘리포니아 및 네바다에서 자율주행 허가 라이선스를 받아 다년 간 시험주행을 성공적으로 진행 중에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현주소와 미래 동향은 어떻게 될까요? 여러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개발 척도는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인 현대자동차에서는 현재 어떤 방향으로 자율주행 개발 방향을 정하였는지, 그리고 정부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개발되는 자율주행 기술들에 어떻게 대비할 지 등의 우리나라 자율주행 근황에 대해서는 정작 무관심할 때가 많습니다. 5 18일 자율주행차 국제 페스티벌 2017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자율주행자동차의 현재와 미래토크콘서트에서 자율주행 최고 전문가 및 원로들의 의견과 그들이 바라보는 우리나라 자율주행의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이 주최한 자율주행차 토크 콘서트는 인공지능 및 로봇공학을 연구하시는 오성회 서울대 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장웅준 현대자동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 Advanced Driver-Assistance Systems) 개발 실장의 강연, 마지막으로 신재곤 자동차 안전연구원 자율주행관리처장의 강연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외에 국토교통부 과장 및 서울대 공과대학 부학장님 등이 더 참가하여 질의응답을 받아주셨습니다.

 


1.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연구가 나아갈 방향 오성회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

 


처음 강연으로 발표하신 오성회 서울대 교수는 여러 산업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술의 트렌드를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자동차 외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이고 있습니다. 에티에서도 몇 번 다루었듯이, 경비 로봇에 인공지능을 넣거나 가장 느린 산업인 채굴 회사에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한 사례, 자동화된 물류창고 등 이미 여러 산업 분야에서 자동화된 동작 솔루션을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성회 교수는 병원 및 창고, 보안 산업 등 이미 다양한 곳에서 적용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며, 그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그 중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도로 위의 불확실성을 들 수 있습니다.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가 자율주행 자체의 문제가 아닌 뒷차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도로 위 공격적으로 운전하는 운전자들이나 예기치 못한 환경으로 인해 어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오성회 교수 랩에서는 자율주행에서 안전하게 운전하는 사람과 공격적으로 운전하는 사람 등의 특성을 구분하여 이를 따로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자율주행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성회 교수님 랩에서 개발한 자율주행 학습 방법 관련 영상


레버리지 가우스 프로세스를 통한 역 강화 학습(Inverse Reinforcement Learning with Leveraged Gaussian Processes)으로 자율주행을 학습하는 이 방법은 향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효율적인 주행 성능을 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     우리나라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 장웅준 현대자동차 ADAS 개발1실장

 


다음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역대 최연소 이사로 발탁된 장웅준 이사는 현대자동차가 개발중인 자율주행기술의 현주소와 전망을 소개하였습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단계별로 제시한 곳은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자동차공학회(SAE)가 있는데, 이 중 통상적으로 쓰는 SAE 기준은 자율주행 수준을 아래와 같이 5단계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에서 선정한 자율주행의 기술 수준 구분 기준



0단계: 종방향 충돌 회피만 도움을 주는 수준으로, 전혀 자율주행 기술이 없는 단계

1단계: 종방향만 제어하거나, 횡방향만 제어하여 운전에 도움만 주는 단계. 이전에 발표했던 현대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2단계: 종방향과 횡방향 모두 제어하여 부분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 고속도로 주행을 보조해 주는 단계로, 현재 그랜저 및 제네시스에 옵션 형태로 들어가는 형태이며, 테슬라 또한 이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합니다. 운전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습니다.

3단계: 전방 주시 의무가 차량한테 있는 제어 단계.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수 초 안에 운전의 제어권을 넘겨야 하는 단계입니다. 3단계 이상으로는 회사가 책임을 지게 됩니다.

4단계: 돌발 상황을 회피하고, 그 상황을 안전하게 벗어난 후 운전의 제어권을 넘기는 단계. 완전한 자율주행의 직전 단계입니다.

5단계: 완전한 자율주행 단계.

 


현대자동차의 장웅준 이사는 “4단계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 하는 데에는 2020년대 초반이면 완성할 수 있을 것 같고, 완전 자율주행단계인 5단계는 2030년은 되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나라 자율주행의 전망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현대를 포함한 많은 회사들이 3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4단계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3단계의 경우 수 초 내에 운전 제어권을 운전자에게 넘겨야 하는데, 운전자가 자율주행에 운전을 맡기고 졸거나 딴짓을 하고 있을 경우 수 초 내에 운전 제어권을 받는 것은 더욱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오닉으로 만든 현대의 자율주행자동차


이 뿐 아니라 향후 자율주행으로 인해 발생할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답안을 내 주었습니다. 몇 년 전 MIT Technology Review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풀 수 없는 사회적 딜레마를 다루어 화제가 됐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래 그림과 같이 10명이 도로위에 서 있어 그대로 가면 10명이 죽고 이를 피하기 위해 꺾으면 한 사람이 다칠 경우, 혹은 운전자 본인만 다칠 경우 무인 자동차는 어떤 행위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입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 라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법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자율 주행자동차에서는 그런 합의가 있기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 자율주행자동차에 들어가는 센서는 지금도 120미터까지 보고, 더 비싼 레이더와 라이다를 사용하였을 경우 200m 앞까지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장웅준 이사는 그런 상황에서 멀리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속도를 줄일 것이고, 돌발 상황을 고민하지 않도록 앞을 바라보며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회적 합의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광고



현대자동차에서는 현재 2단계에 머물러 있는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ADAS 사양을 제네시스급에서만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장웅준 이사는 향후 2~3년 내에 아반떼, 모닝 등의 저가 차량 고객들도 ADAS 시스템을 기본으로 쓸 수 있도록 최적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ADAS 시스템에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에 발을 대지 않아도 자동 차간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이나 핸들에 손을 떼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약간 도와주는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LKAS: Lane Keeping Assist System), 그리고 고속도로 상에서 중앙을 따라 주행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2단계 수준의 고속도로 주행 지원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ant)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및 V2X(Vehicle to Others : 차량과 주변 환경 간 통신 기술)V2V(Vehicle to Vehicle : 차량과 차량 사이 통신 기술) 기술 또한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특히 V2X의 경우 우리나라 정부와 협업하여 통신 프로토콜을 통일하는 단계이며, 향후 여러 다양한 회사 간 컨소시엄을 열어 V2V 연결문제 또한 토의해 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통신 기술은 각 나라가 가지는 주행 환경에 따라 다르게 개발되기에, 많은 시간을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넓은 국토면적에 맞게 V2V 통신을 지향한다면, 유럽의 경우에는 높은 밀도로 인해 차량과 도로 인프라 간 통신(V2I: Vehicle to Infrastructure Interaction)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현대 ADAS 소개


이에 더해 장웅준 이사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시장 정책으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제네시스와 같은 고급 세단에 부착하여 완벽한 VI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고급 자율주행 자동차를 제공할 뿐 아니라, 출퇴근 시 안전성 및 편리성을 극대화 한 대중화된 자율주행 자동차가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 자율주행 자동차의 두뇌, 즉 소프트웨어가 완성된다면 기본적인 논리 구조에 차체의 규격 및 안정성 검증의 결과만을 거치면 되기 때문에 한 번 기술이 완성된 후로는 2~3년 내에 대중화를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3.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 방향은? – 신재곤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연구처장

 


마지막으로 강연을 진행한 자동차 안전연구원의 신재곤 자율주행연구처장은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논하였습니다. 신재곤 처장은 자동차를 하나의 전자산업으로 보아야 한다는 시각과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중요하다는 논점을 기반으로 강연을 진행하며 우리나라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 곧 이와 같은 방향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자율 주행시스템을 뒷받침하기 위해 첨단안전장치 적용 및 평가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두고, 자율주행을 실험할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 K-City를 신설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 K-City


K-City에서는 모든 교통사고를 충돌 전과 후로 나누어 충돌 이전의 안전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충돌 이후의 안전도 확보 등을 위한 평가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했습니다. 특히, 충돌 이전부터 충돌 이후까지 한 시스템으로 이루어 져야 교통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 시대에 발생할 여러 교통사고 상황을 가정하여 K-City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향후 자율주행 관련 법규가 만들어질 토대가 필요한 만큼,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가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우리나라 자율주행 개발에 청신호를 주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K-City와 더불어 2020년에 자율주행 3단계를 지원할 수 있는 자율주행 인프라 도로를 자동차 전용도로 위주로 하여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신 처장은 나머지 도로 또한 2단계를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정책 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술과 제도가 서로 협력적인 체제를 구축하여야 완벽한 상용 제품이 나오는 만큼, 정부의 제도 또한 기술의 상용화에 발맞춰 개편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화성에 신설될 K-City의 조감도


일각에서는 많은 대기업들이 2020년에는 자율주행 4단계를 상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을 세우는데, 정부에서는 이와 달리 2,3단계에 머무르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시대에 뒤쳐진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신 처장이 말했듯 정부정책은 일부 자동차 제작사의 수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수준에 맞춰야 하기에,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공통 기준에 맞추려면 정부 정책 또한 정립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기술과 제도가 서로 협력적인 체제를 구축하여야 완벽한 상용 제품이 나오는 만큼, 정부의 제도 또한 기술의 상용화에 맞추어 발빠르게 개편해 나가야 국가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나와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근황에 대해 설명한 토크 콘서트는 현재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한 대략적인 큰 그림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물론 이보다 더 느려질 수도, 빨라질 수도 있지만,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하여 자율주행 상용화를 만들어 간다면 머지않아 자동차로 출퇴근할 때 여유로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가만히 앉아 가는 모습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기사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차 국제 페스티벌 2017 홍보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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