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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컴퓨터를 구분하기 위해 튜링이 제안한 튜링 테스트. 예술작품을 위한 튜링 테스트가 존재한다면, 인공지능은 그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최근 러트거스 대학교의 예술&인공지능 연구소 소속 Ahmed Elgammal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만든 창의적인 예술작품들이 몇몇 현대 미술작품을 넘어섰다는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이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튜링 테스트 사진)



튜링 테스트는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한 수준으로 대화할 수 있는지를 통해 기계의 지능 여부를 판별하는 테스트입니다. 앨런 튜링이 만든 이 테스트는 인공지능의 ‘인간다움’에 대한 첫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튜링은 인간이 보기에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대화하는 인공지능을 인간에 준하는 지능이 있다고 간주하였습니다.



인공신경망 CAN을 이용하여 만든 작품들



딥러닝의 발달로 알파고가 바둑세계를 제패하고,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구글 번역기가 수많은 번역을 해주고 있는 현 시대에 인공지능은 예술의 분야, 창의성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한 예로 어떤 사진이든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과 비슷한 양식의 회화로 바꾸어주는 알고리즘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는 예술적인 스타일에 대한 고찰을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창의성이라 보기엔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인공지능에게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의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또, 창의성을 판별할 수 있는 새로운 튜링 테스트를 만들어 인공지능의 창의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해볼 수 있을까요?



 Ahmed Elgammal은 미술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알고리즘 CAN(Creative Adversarial Network)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신경망 중 하나인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를 응용하여 만든 인공 신경망입니다. 기존의 머신러닝들은 개 사진을 주고 ‘이것은 개이다’라는 정보를 주어 학습을 시켰다면, GAN은 두 개의 인공신경망을 두어 서로 경쟁을 통해 학습을 시키고 직접 '가짜' 정보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구조의 인공신경망으로, 작년부터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인공신경망 구조입니다. 


에펠탑 사진을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과 비슷하게 만들어 주는 알고리즘


GAN의 첫 번째 인공신경망은 기존의 인공신경망처럼 사진을 인식하고, 이 사진을 분류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른 두 번째 인공신경망은 무작위적으로 최대한 진짜 같은 샘플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샘플을 첫 번째 인공신경망이 기존 샘플의 스타일과 비슷한지 여부를 판별해 비슷할 경우 결과물로 선정합니다. 즉, 두 번째 인공신경망은 최대한 진짜 같은 샘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첫 번째 인공신경망은 만들어진 샘플을 구분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므로 서로를 속이기 위해 점점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GAN의 작동 원리. 첫 번째 인공신경망이 Generator역할을, 두 번째 인공신경망이 Discriminator 역할을 합니다.


Ahmed Elgammal이 만든 CAN은 이를 좀 더 발전시켜 기존 작품과는 차별성을 두어 참신함을 꾀하되, 큰 틀에서는 작품의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여 예술작품을 창작합니다. 여기서 연구팀은 많은 미술사조 중 극사실주의 등과 달리 사람의 창의력이 더욱 돋보이는 추상표현주의를 선택하여 인공지능의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lgammal은 “이 작품들의 목표는 기존의 것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라며 “새롭지만, 너무 새롭진 않은” 작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고 합니다.


 

CAN의 작동 원리



 그 결과 사람들은 실제 2016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Contemporary-Art Fair에 전시된 현대 미술 작품보다 CAN을 이용해 만든 미술 작품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고, 실제로 잘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결과는 인공지능이 만든 미술 작품이 현대 미술이 말하는 “창의력”을 만족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연구팀은 “인간이 만든 작품과 CAN을 이용하여 만든 미술작품을 다른 관점에서 평가해 볼 것”이라며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CAN을 이용하여 만든 추상표현주의 작품. 모두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 이후, 인공지능이 제작한 미술 작품들의 창의성을 어떻게 판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앞으로 좀 더 뜨거운 논쟁이 필요할 것입니다. 튜링 테스트에서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화할 수 있는 컴퓨터를 튜링 테스트의 기준으로 잡았듯이, 창의성에 대해 철학적인 정의가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예술성을 판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예술 작품의 정의를 오직 인간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작품이라 정의해야 할까요? 어떤 기준이 내려지던 간에 Elgammal의 연구 결과가 예술성과 창의성에 대한 경계선을 모호하게 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참고 기사 


Machine Creativity Beats Some Moder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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