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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마지막 주, 세계 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던 기술 및 창업 소식 7개를 에티가 전해드립니다.



1. 서아프리카의 국가 시에라리온,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선거

서아프리카의 인구 약 700만의 국가 시에라리온에서 사상 첫 블록체인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월 7일부터 27일까지 이루어지는 온라인 선거 기간 동안, 투표권을 가진 시에라리온 시민은 인터넷을 통해 투표를 진행하고 있고 이미 투표율은 70%에 달했다고 합니다. 3월 27일에 확정된 당선자는 10년 동안 정권을 유지한 현 대통령 Koroma의 뒤를 이을 것입니다.


블록체인 선거 플랫폼을 만드는 Agora의 대표 Leonardo Gammar에 따르면 투표의 결과는 무기명으로 암호화되어 저장되고 절대 조작할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그 결과는 완전히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기관 또는 개인도 마음대로 확인 및 조사를 해볼 수 있습니다.



정부 채택 선거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고 Gammar가 밝혔습니다. 이 투표 방식은 이미 선거 비용을 압도적으로 줄이고 있고, 또한 쉬운 투표 방식 때문에 전례없이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Gammar는 50년 뒤 쯤에는 어디에서나 온라인으로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고, 그럴 때 안전하게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은 블록체인이 유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쿠데타와 내전에 피로 얼룩졌던 시에라리온의 정부 시스템이 이렇게 혁신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Agora는 계속하여 다른 서아프리카 국가들에 이 선거 플랫폼을 보급해나갈 예정입니다. 보통 공공부문의 혁신 속도는 산업계의 혁신 속도보다 훨씬 느리기 마련이지만, 정보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한 선거야말로 블록체인의 혁신이 일어나기 매우 좋은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2. 로봇과 함께 집짓기, ETH Zurich의 DFAB 프로젝트

스위스의 ETH Zurich에서 만든 로봇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처럼 천장에 달린 두 개의 로봇팔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바로 사람도 하기 어려운 목수일입니다. 목재 빔을 자르고 옮기고, 구멍도 뚫는다고 하네요. 놀라운 점은 대부분의 작업들이 사람 도움 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작업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건축현장에서 흔히 보이는 비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로봇은 CAD로 디자인된 설계도를 따라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움직이고 천천히 작업하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Matthias Kohler는 "만약 작업 도중 프로젝트에 변경사항이 발생하면, 컴퓨터 모델이 새로운 요구사항에 맞게 지속적으로 수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같이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통합적인 건축방법이 디자인부터 공사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로봇이 센서나 도구를 장착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 볼트를 연결하는 것과 같은 세밀한 작업은 사람이 직접해주어야 하지만, 이 과정도 곧 자동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3. Lawyaw, AI로 법률 서류 작성을 돕다

법률 산업의 많은 부분은 반복적인 작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로펌들은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문서 표준을 사용하지만, 일반 변호사들은 고객들이 필요로 할 때마다 매번 수기로 문서를 편집해주어야 합니다. 올해 Y Combinator의 겨울 교육과정에 참여한 기업인 Lawyaw는 이러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입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변호사들이 과거에 수기로 작성한 문서들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탬플릿을 만들어줍니다.



변호사들은 단순히 Lawyaw의 플랫폼에 문서들을 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소프트웨어가 자연어 처리를 통해 문서의 어느 부분의 내용이 변경되어야 하는지 감지하고 문장이나 변수들을 채워줍니다. 고객의 이름, 연락처, 장소 등 단순한 정보 뿐만 아니라 계약의 범위같은 복잡한 내용도 자동으로 감지, 작성할 수 있습니다. 문서를 채울 변수를 자동으로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수동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며, 이 때의 선택은 소프트웨어에 저장되어 이후 자동완성에 활용됩니다. 현재 이 플랫폼은 문서의 약 50%정도만 자동으로 채울 수 있지만, 자동으로 채운 정보의 정확도는 99%에 달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자동화되는 부분의 양보다는 자동화의 퀄리티에 집중하고 있지만, 자연어처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동화되는 범위 또한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Lawyaw 외에도 법률 문서 작성을 돕는 다른 소프트웨어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들은 복잡한 조건, 태그, 문법 등을 익힌 후에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Lawyaw는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더불어 e-signing 기능을 내장하고 5000종류가 넘는 법원 표준 양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Lawyaw는 인당 월 $59, 1년 결제시 $39의 요금제를 제공합니다. 다른 법률 소프트웨어들은 사용하려면 전사적으로 시연회를 참관하고 영업사원을 만나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반면 Lawyaw는 웹을 통해 가입 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1,000개 이상의 로펌들이 가입했으며, 90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현재까지 24,000개 이상의 문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4. 스탠포드 교수들이 창업한 AI chip 회사, SambaNova Systems 창업 5개월 만에 60억 원 투자 유치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AI에 대한 관심과 연구 모두 더욱 활발해지게 되었습니다. AI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알고리즘인 딥러닝을 보다 잘 이용하기 위해서도 몇 가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Cloud를 더 많이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딥러닝 계산에 필요한 Computing 파워를 얻으면서 큰 용량의 데이터를 관리하기에 개인 PC가 아닌 클라우드 환경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도 새로운 움직임들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GPU의 역할이 커진 것입니다. 딥 러닝은 기본적으로 거대한 행렬곱을 빠른 속도로 많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CPU보다는 GPU가 이러한 계산에 더 우위를 보여왔습니다. CPU는 물리적 코어 개수가 한정되고 순차적 연산에 특화되어있으나, 코어가 많은 GPU의 경우 병렬 연산에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GPU 자체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래픽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딥러닝을 겨냥하여 만들어진 chip은 아니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를 활용한 chip들도 내놓고 있습니다.



Cloud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의 경우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고, 이때 빠른 속도와 에너지 효율 특성을 모두 가진 ASIC은 인공지능 전용 칩으로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ASIC의 대표적인 예로 Google의 TPU가 있습니다. 반면 FPGA 역시 높은 유연성을 기반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며 ASIC보다 초기 개발 비용은 저렴하고 원하는 작업을 더 빠르게 처리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단점은 일반적으로 ASIC보다는 느리고 복잡한 설계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인텔은 FPGA 기술 확보를 위해 Altera를 '15년에 167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딥러닝에 필요한 Computing을 보다 빠르게 하면서도 에너지도 적게 사용하는 연구와 투자가 한창인 가운데, 스탠포드대학교의 교수 Kunle Olukotun, Chris Ré와 Oracle의 프로세서 개발 부문 출신인 Rodrigo Liang은 작년 11월에 SamabaNova Systems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15일 약 60억원 규모의 Series A 펀딩까지 받게 됩니다.


SambaNova Systems는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chip 설계와 함께 머신러닝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software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직 시제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창업 5개월 만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SambaNova Systems가 향후 AI chip 시장에서 어떤 위상을 갖게 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구글, VR 위치 추정 기술 스타트업 Lytro 인수

지난 주 구글은 VR 위치 추정 스타트업 Lytro의 인수를 발표하며 새로운 VR 앱과 카메라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VR에서의 위치 추정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Lytro는 전통적인 카메라 산업으로 시작하여 depth-data, light-field 기술 등을 VR에 접목하여 새로운 고객들을 맞이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구글은 비치 볼 크기의 구면 형태에 수많은 상호 연결된 카메라를 사용하여 뷰어가 공간을 아주 세세하게 분할하여 빛의 광선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실제로 머리를 움직여 역사적인 장소나 예술을 가성으로 탐험하고 궁극적으로 초현실적인 VR 필름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Lytro의 기술력은 구글이 새롭게 소개하는 light-field 카메라 기술은 VR에 깊이를 더해줄 수 있습니다. 가까이 있는 것들이 멀리 있는 것보다 더 움직이는 ‘모션 시차(Motion Parallax)’를 접목하여 해저세계, 우주 등을 실감 나게 표현해줄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인수가 4천만 달러를 넘지 않는 자산매각이라 설명하였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구글은 light-field 및 기타 디지털 이미지 기술과 관련된 Lytro 특허 59개를 획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Lytro 인수를 통해 구글이 하고자 하는 것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디지털 이미지를 보는 방법과 관련된 기술 및 제품의 전체 스펙트럼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비전 기술과 이미지 저장, 조작, 및 표시 방법, 그리고 어떻게 그것들을 캡처하는지 등 모든 기술을 포함합니다


6. MIT의 소프트로봇 물고기 Fiji

항상 신기한 로봇을 만들어내던 MIT, 이번엔 물속을 헤엄칠 수 있는 소프트로봇 물고기 SoFi를 만들어 냈습니다. 실제 물고기와 같은 운동원리로 동작하는 이 로봇 물고기는 향후 해양 생물학자들이 물고기 생태를 관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소프트 로봇 물고기는 실리콘 합성 중합체로 몸체를 만들고 물고기의 근육과 비슷한 운동 기작을 나타내기 위해 공압 장치를 사용하였습니다. 덕분에 기존의 로봇 물고기들과 달리 물 속에서 움직일 때 소리를 최대한 덜 내면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물 속을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 때 가장 큰 문제가 바로 통신 문제인데, 주저자 Robert Katzschmann은 이 문제를 초음파를 사용하여 해결하였습니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등 거의 모든 신호가 차단 및 미약한 수중에서 소리를 이용함으로써 로봇을 멀리서도 조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연구팀은 향후 이 SoFi에 온보드 카메라 및 어안렌즈를 장착하여 고래 생활습성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로봇 물고기로 최근까지 관찰하기 힘들었던 고래의 출생 및 생활 습성을 찍을 수 있다면 수중 생물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7. 드론 스타트업 Enthusiasts의 터빈 청소 드론 Aerones

드론 스타트업 Enthusiasts은 드론을 이용해 화재 현장에서의 진압이나 구조, 또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드론 제품들을 주로 방송용 촬영이나 야생동물 촬영과 같은 카메라 중심 작업에 집중을 해왔습니다. 창업한지 2년 반이 된 Enthusiasts는 이러한 기존의 접근과는 달리 실제 서비스에 드론을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nthusiasts는 GPS 기반 차량 관리 시스템이나 경주용 전기차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창업자 세 명을 포함해 총 7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Y Combinator의 시드 투자를 받아 마운틴뷰에서 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이번 달 공개한 터빈 청소 드론 Aerones을 구현하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기관들과 접촉을 해왔다고 합니다. 텍사스, 스페인, 터키, 남아프리카 등에는 터빈 청소를 문의하였고, 캐나다나 노르웨이 등에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해빙 관련 서비스를 제작하였습니다. CEO Janis Putrams는 주로 드론과 관련된 규제가 약한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미 몇몇 지역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촬영이 아닌 서비스 형태의 드론 창업이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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