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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은 24일 카메라가 안경테에 내장돼 1인칭 시점에서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있는 선글라스 “Spectacles”130달러의 가격에 출시하며 회사의 이름을 스냅챗(Snapchat)에서 Snap Inc.로 바꾸기로 발표했습니다



Spectacles115도 와이드뷰 렌즈로 동영상을 촬영하여 임시로 저장한 뒤, 사용자의 모바일로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통해 영상을 전송해 사용자가 Snapchat에서 이를 편집하거나 공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안경테의 가장자리를 한번 치면 10초짜리 동영상을, 세번 치면 30초까지 동영상을 촬영하고, 촬영하는 동안은 안경 전면의 LED로 촬영 중이라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줍니다. 검정색, 청록색, 핑크색의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고, 전체적인 디자인은 펑키하고 젊은 감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및 미디어 서비스를 하던 회사가 얼리어답터들이나 쓸 것 같은 이런 특이한 제품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 제품이 정식 출시되기 전부터처음에는 만우절 장난 같은 건 줄 알았다’, ‘Google Glass의 전처를 밟게 될 것이다’, 등 회의적인 여론이 많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 출시와 동시에 회사 이름까지 바꿀 정도인 것을 보면, 스냅챗에게 Spectacles의 출시는 매우 중요한 피보팅(pivoting)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냅챗 성공의 이면

 

스냅챗은 철저히 동영상 컨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꾸려왔습니다. 서로의 일상을 담은 짧은 영상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것은 스냅챗이 서비스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가장 핵심적인 가치였습니다. 게다가 좋은 성능의 카메라와 인터넷의 보급,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인해 스냅챗이 추구했던 이러한 라이프캐스팅(Lifecasting, 일상을 영상 등을 통해 온라인에 공유하는 행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소셜네트워크가 그렇듯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라이프캐스팅이 현실의 가치를 해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를 통해서 이제 온라인 상의 친구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런 온라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현실에 소홀해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요즘에는 무언가 특별한 경험을 할 때 대부분이 그 경험을 온전히 누리려고 하기보다는 핸드폰을 꺼내 촬영을 하기 시작합니다. 콘서트에서 사람들은 핸드폰으로 촬영이 잘 되고 있는지 계속 신경 쓰느라 정작 그 공간과 그 시간에서만 누릴 수 있는 가수와의 직접적인 소통에는 소홀히 하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는 경험을 더 다채롭고 인상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활동들을 찾기보다는, 쪼그려 앉아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고 보정하여 온라인에 공유할 준비를 하는 데에 전념합니다.


 

Spectacles이 지향하는 새로운 생활 패러다임

 

스냅챗은 이런 라이프캐스팅의 부정적인 면을 타파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Memories라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가 촬영한 영상을 수정하고 공유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Spectacles는 이제 사용자가 영상을 촬영하는 것 조차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게 해줍니다. Spectacles를 사용할 경우에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조작이라고는 안경을 건드려서 촬영을 지시하는 것이 전부이니 촬영에 관해 신경 쓸 부분이 매우 적어지고, 또 녹화하는 장면이 자신이 보는 것과 거의 일치하니 영상을 통해 접하는 일상이 실제로 경험한 일상과 더 비슷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냅챗은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했던 라이프캐스팅의 가치가 실제 경험의 손실 없이도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Spectacles가 스냅챗이 고안한 대로 올바르게 사용된다면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경험을 옮기는 일에서 손을 떼고 실제 경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옮겨간 경험도 실제로 한 경험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Spectacles을 단순히 신기한 제품으로 보기 보다는 새로운 생활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데 크게 일조할 수 있는 제품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

 

그렇다고 Spectacles가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하기에는 떠안고 있는 문제들도 많습니다. 가장 먼저 Google Glass에 대해서도 여러 번 언급된 적이 있었던 사생활 침해의 문제가 있습니다. Google Glass는 주변사람들이 원치 않을 때에도 항상 카메라로 찍고 있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을 분노하게 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여러 가게나 술집들이 구글 글라스의 출입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Spectacles는 사용자가 원할 때만 촬영을 하고, 촬영을 한다는 사실을 LED로 알려주기까지 하지만, 이것 만으로 주변인들이 느끼는 반감을 없앨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Spectacles는 카메라를 머리에 설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라는 훌륭한 카메라를 항상 소지하고 다닙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심지어 손으로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고 원하는 뷰에 맞게 손을 움직여 찍을 수도 있어서 범용성이 굉장히 넓습니다. 반면 Spectacles의 카메라는 항상 뷰가 고정되어 있다 보니 원하는 걸 찍을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생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야를 많이 가리는 콘서트장 같은 곳에서 Spectacles는 완전히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Spectacles의 범용성에 관한 문제는 스냅챗이 더 많이 연구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과연 Spectacles의 카메라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길 수 있을까?

 

한편 이런 새로운 제품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Spectacles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미국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글 글래스나 Spectacles와 같은 “Geeky Gadget”(괴짜스러운 장치)는 항상 얼리어답터들의 로망과 상징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을 진짜 차고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은 꽤나 따가운 편입니다. 구글 글래스를 찬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이 느꼈던 일반적인 인상은 난 네보다 잘났어. 왜냐하면 난 미래에서 왔거든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젠체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는 제품의 이미지는 결코 제품의 선전에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스냅챗에게도 마찬가지로 Spectacles의 첫인상을 어떻게 쌓느냐는 제품의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Spectacles가 성공한다면..

 


이런 모든 요소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Spectacles는 결코 그 성능으로 평가받을 제품이 아닙니다. Spectacles는 사람들의 생활 양식과 생각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활 양식을 제시하는 것이 언제나 많은 저항감을 불러 일으켰던 것처럼, Spectacles가 마주하고 있는 대중의 반감은 결코 쉽게 넘을 수 있는 산이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 Spectacles가 성공하게 된다면 스냅챗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것은 당연하고 더 나아가 웨어러블의 시대를 더 앞당기게 될 지도 모릅니다. 최근에는 Spectacles 뿐만 아니라 Microsoft HololensMagic Leap처럼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고글 형 PC를 구현하려고 하는 프로젝트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술들이 발전해서 언젠가는 고글 형 PC가 모든 컴퓨터를 대체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Spectacles의 매력적인 디자인과 큰 포부가 이 날을 앞당길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참고기사


The hopes and headaches of Snapchat’s g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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