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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구글과 오라클 간의 안드로이드의 Java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 결과가 IT 미디어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구글이 이번 소송을 이겼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구체적인 진상까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소송이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구글과 오라클의 법률 분쟁은 이번 소송 한 번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2012년부터 몇 년 동안 지속되어 온 긴 싸움입니다. 진행과정 설명에 앞서 오라클이 구글을 소송하게 된 배경과 API의 개념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배경


Java는 1991년 Sun Microsystems(이하 Sun) 사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Sun은 Java 언어 자체와 더불어 JVM(Java Virtual Machine, 가상 머신), 그리고 Java를 사용해 개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Java SE(Standard Extension; Java 표준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이 중 분쟁의 쟁점에 놓인 것은 Java SE 패키지에 포함된 37개의 API입니다. 오라클은 Sun 사를 2010년에 인수하면서 이번 분쟁 때 Java API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2003년 Andy Rubin 등이 창업한 안드로이드는 2005년 구글에 인수되며 모바일 플랫폼을 위한 운영체제로 계속 발전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자바 기반으로 개발하기 위해 2005년 Sun과 공동개발 파트너쉽을 맺으려고 했지만 이는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2007년 안드로이드 베타 버전을 공개했을 때, Sun의 CEO Jonathan Schwartz는 “자바 커뮤니티에 새로운 추진력이 생겼다”며 구글을 지지해주었습니다. 이때 구글이 공개한 Android SDK(안드로이드 개발 키트)에는 Java SE의 37개 API와 똑같이 구현된 안드로이드의 자체적 API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API


이번 소송은 재판부에서 API를 어떤 식으로 이해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많이 좌우되었습니다. API의 저작권에 대한 판례가 없었기 때문에 재판부는 API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2심의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Oracle의 Java SE를 일종의 도서관에 비유했을 때, 그 중 한 API 패키지는 책 선반, 이에 포함된 클래스들은 선반 위의 책, 그리고 각 메소드는 책의 각 장에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명확하게 이해해야 할 부분은 구글이 Java API를 이용한 방식입니다. 구글은 Java API 를 무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37개의 Java API와 똑같은 API를 안드로이드 SDK에도 만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입니다. 도서관의 예로 설명하면, 구글은 Java API라는 선반 위의 책들을 무단으로 가져다 쓴 것이 아니라, 똑같이 생긴 선반을 자신들의 Android SDK라는 도서관에 만든 것입니다. 구글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Java 개발환경에 익숙한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할 때, 클래스나 메소드를 새로 익힐 필요가 없도록 똑같은 개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였다고 합니다. 이에 구글은 37개 API에 포함된 600개의 클래스와 6000개의 메소드의 이름을 똑같이 사용했습니다. API는 크게 메소드의 이름이나 형식 등을 정의하는 ‘선언부(declaring code)’와 그 구체적인 기능을 구현하는 부분인 ‘구현부(implementing code)’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구글은 이 37개의 API를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새롭게 만드는 과정에서, 선언부는 Java의 것을 그대로 복사해 쓰고 구현부는 자체적으로 새롭게 개발합니다.



과정


2012년부터 시작된 이 법률분쟁의 과정은 크게 3 단계로 나누어 볼 수가 있습니다.


먼저 오라클은 2012년 구글에 첫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분쟁의 첫 단추를 꿰었습니다. 이 때 소송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먼저 37개 API의 구조, 순서, 구성에 대한 저작권 침해와, Oracle의 특허 2개에 대한 침해였습니다. 이 중 특허 침해는 전혀 인정되지 않았고 이후의 법률 분쟁에서도 특허 침해는 쟁점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저작권 침해에 관해서도 역시 캘리포니아주 지방 법원은 Java API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구글의 편을 들어줬으며, 오라클에게 구글이 법정 손해 배상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분쟁의 첫 단계는 구글의 승으로 끝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오라클은 연방 법원에 항소를 신청하면서 분쟁의 두 번째 단계가 시작됩니다. 이 두 번째 단계의 핵심은 Java API의 저작권이 인정되는지의 여부였습니다. 이에 대해 2013년 연방 법원은 Java API의 구조와 구성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지만, API의 선언부에 대해서는 저작권 보호를 인정한다며 오라클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구글은 대법원에 이를 상고하지만, 대법원은 이것을 기각합니다. 즉, API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번복의 여지 없이 보장된 것이지요. 이로써 두 번째 단계에서는 오라클이 승리를 하게 됩니다.


연방 법원은 구글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법으로 제정된 공정 이용(Fair Use)의 경우에 한해서는 저작권 보호 대상을 허가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방 법원은 다시 지방 법원에 구글의 Java API 이용이 이에 해당되는지 판결해보라고 요청합니다.


이로써 분쟁의 세 번째 단계가 시작됩니다. 구글이 37개 Java API의 선언부를 허락없이 갖다 쓴 것이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결이 다시 1심부터 시작된 것이죠. 만약 공정 이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구글이 오라클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확정적으로 결정되고, 오라클은 이에 대해 약 90억불의 손해 배상을 요구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번 5월 26일에 있었던 1심 소송의 결과는 공정 이용을 인정하면서 구글의 승으로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오라클이 당연히 항소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분쟁의 세 번째 단계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다음 2부에서는 이번 법률 분쟁에서 쟁점에 놓인 사안들인 API의 저작권(Copyright)과 공정 이용(Fair Use)의 이슈에 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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