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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최신작 "밴더스내치"는 훗날 역사에 기록될 영화일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는 인터렉션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스토리에 재미있게 녹여냈습니다. 



주인공 스테판은 게임 개발자로, 엄마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평상시 엄마가 좋아했던 책을 바탕으로 게임 데모를 만들었고 이를 세상에 선보이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게임을 개발하는 도중에 스스로가 자유 의지가 아닌 남의 선택에 의해 행동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주인공의 삶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깁니다.   


밴더스내치에서 시청자는 수동적인 존재에 그치지 않고, 직접 영화의 결말을 만들어 나갑니다. 시청자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다음 행동을 결정합니다. 시청자 각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는 흘러가고 자연스럽게 결말 역시 다양해지는 것이죠. 총 다섯 개의 결말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블랙미러 시리즈답게 그 어떤 결말도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Atlantic)


블랙미러 시리즈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가정한 호평받는 시리즈물이지만, 밴더스내치는 스토리 자체로만 봤을 때 탁월하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허무맹랑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바로 사용자 스스로가 선택하고 맥락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시청자의 선택은 영화의 장르까지 바꿀지도 모릅니다. 


넷플릭스의 인터렉티브 미디어의 시도는 작년부터 계속된 프로젝트의 연장선입니다. 넷플릭스 키즈에서는 이미 여러 편의 인터렉티브 영상을 볼 수 있는데, 대표작으로 장화 신은 고양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밴더스내치는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스토리 진행 중 시청자는 10초 내에 선택지를 클릭해야 합니다. 시간이 초과되면 자동으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기존 인터렉티브 영상에서는 배드 엔딩이나 사이드 엔딩으로 빠질 경우, 이야기의 큰 축으로 돌아와서 선택하지 않은 것을 클릭하여 서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밴더스내치에서는 큰 핵심 줄기로 돌아왔을 때,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분법적인 선택을 할 줄 알았던 사용자는 새로운 딜레마를 경험하게 됩니다.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숫자를 입력하는 구간도 존재합니다. 또한 같은 영상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시청했느냐에 따라서도 전개 과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변수가 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다만 선택지를 선택한 후 생기는 버퍼링은 몰입을 저하시키는 것 같아 아쉽게 느껴집니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시청자에게 주어지는 첫 번째 선택지는 아침 식사 때 먹을 시리얼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뒤에 펼쳐질 스토리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간단한 선택지라는 점에서 튜토리얼로 적당합니다. 가볍게 선택한 이 시리얼은 스토리 진행 과정 중에 스쳐가는 TV 속 광고로 나타나게 됩니다. 일반적인 PPL 이면 사용자의 짜증을 불러일으켰겠지만, 시청자의 선택이 반영되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아들 수 있습니다. 이는 광고 도입에 적극적인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넷플릭스가 광고 인벤토리(영역)를 확보할 기회로도 보입니다.


(이미지출처: 레딧)


현재까지 밴더스내치는 시청자들의 호평 세례를 받고 있습니다. 선택지에 따라서 러닝타임은 40분에서 3시간까지 다양한데, 사람들은 다른 결말들을 보기 위해 다시 시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레딧에 들어가면 다양한 결말을 보기 위해 유저들이 만든 스토리라인 공략집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밴더스내치는 인터랙티브와 내러티브 게임에 특화된 오픈 소스 플랫폼인 Twine을 사용하여 작성되었는데, 이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스펙이 요구됩니다. 현재 Netflix에 따르면 Chromecast, Apple TV 유저들은 사용이 불가능하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지 않는 PlayStation Vita, Nintendo Wii U 에서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포함한 대부분의 디바이스들에서는 작동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Statista)


밴더스내치의 제작기간은 18개월로 알려져 있는데요, 기존 블랙미러 작품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의 제작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 프로젝트입니다. 넷플릭스 키즈를 통해서 얻은 노하우들을 성인용 컨텐츠인 블랙미러에 쏟았습니다. 이는 내년에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는 디즈니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넷플릭스는 에미상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언젠가 인터렉티브 영상이 에미상을 받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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