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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물류 공장에 적용되며 로봇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Kiva Systems가 아마존에 인수 된 지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로봇 업계에 수많은 “물류 로봇”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지만, 모두 기본적인 형태와 기능은 Kiva의 로봇들과 똑같았습니다. 보면 다소 식상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물류 로봇들의 컨셉은 지난 몇 년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출처 : Techcrunch


그러던 중, USC의 로봇 학위 프로그램을 갓 졸업한 Lior Elazary, Dan Parks와 Randolph Voorhies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당장의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고자 했는데요.


우선, 이들은 기존 로봇 기업들의 과오를 되짚어봄으로써 교훈을 얻고자 했습니다. 청소 로봇으로 명성을 얻은 iRobot은, 초기의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데에 실패했었습니다. 로보틱스 업계의 큰손이었던 Willow Garage는 Voorhies의 팀이 졸업을 하자마자 문을 닫았었습니다. Google은 6개월 동안 Boston Dynamics를 비롯한 여덟 개의 로봇 회사를 인수했지만, 결국 '계획 없이 추진한 인수의 대표적 실패 사례'라는 오명만을 남겼습니다.


출처 : inVia Robotics


Voorhies의 팀은 “이렇게나 많은 로봇 기업들이 실패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라는 의문을 품던 중,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Voorhies는 “로봇 기업들은 대체로 세 단계의 프로세스를 계획하고 진행한다. 첫째, 굉장히 멋있는 로봇을 만든다. 둘째, 로봇을 상업화한다. 셋째, 관련 서비스 개발에 사람들이 달려들 수 있는 앱 생태계를 활성화한다. 하지만 우리가 본 기업들은 두번째 프로세스를 잘 달성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상업화”에 초점을 맞추어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설립된 것이 바로 inVia Robotics 입니다. 


출처 : Boston Dynamics


처음에는 움직일 수 있는 베이스와 6자유도(6 Degree Of Freedom)를 가진 로봇팔을 개발다고 합니다. 하지만 로봇팔은 개발도 어렵고, 값비싼 부품들이 너무 많이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변수들이 많을수록 운영에 차질이 생길 확률이 높은데요. Voorhies의 팀은 이를 통해 "로보틱스에서 Kiva와 같이 크게 성공하려면, '통제된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Amazon도 2012년 3월, Kiva Systems를 7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물류 창고 시설들은 “거대한 자판기” 형태의 자동 적재 창고 시스템(ASRS, Automated Storage/Retrieval System)을 갖추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시스템들은 매몰 비용이 매우 크고, 유연성이 부족해서 변화를 주기도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e-commerce가 출범하면서 더욱 더 큰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물류 창고는 매몰 비용이 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Amazon처럼 시스템 전체를 개편하는 것을 주저했습니다.


아마존에 적용된 Kiva Systems의 물류 로봇


자연스레 Voorhies의 팀도 “물류 창고”로 눈을 돌리게 되었는데요. '상업화'와 '통제된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Voorhies는 “e-commerce 물류 시장에 눈길이 갔다. 물류 창고는 바닥이 평평하며 경사나 층이 거의 없고, 사람들이 짐을 선반으로 운반하는 작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Voorhies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만드는 방식보다는, 기존의 시스템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부트스트랩(bootstrap)’ 방식을 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이들은 기존의 ASRS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모바일 로봇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ASRS 시스템 (출처 : Westfalia Technologies)


다양한 형태와 구조를 실험한 이들은, Scissor Lift 구조를 적용하여 물건 받침대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받침대 위에는 박스를 수평 방향으로 끌어오고 밀 수 있는 석션 펌프를 장착했습니다.


이러한 첫 제품을 선보이고, inVia는 2천9백만 달러의 투자금을 지원 받게 됩니다. 지난 7월에는 추가적으로 2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고 하는데요.  inVia Robotics에 초기투자를 한 Point72 Ventures의 Daniel Gwak은 “e-commerce 산업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폭증하는 수요에 걸맞게, 더욱 고도화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다.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도 물류 자동화를 수행할 수 있는 AI에 기반된 로봇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inVia의 Scissor lift 기반 로봇 (출처 : inVia Robotics)


inVia Robotics는 로봇을 상업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물류 회사들에게 inVia 로봇의 비용 절감 효과를 인지시키기 위해, "로봇이 수행하는 서비스"를 어필하기 시작했습니다. Voorhies는 "소비자들은 로봇의 가격에 민감합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로봇의 가격에 주목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물류 회사들과 inVia는 "작업량 한 단위"를 기준으로 가격을 설정하여 계약을 맺습니다. 이 때 "작업량 한 단위"란, "소비자 한 명이 주문한 물품을 처리하는 데에 드는 작업"이라고 하는데요. 소비자 한 명이 주문한 물품의 '양'이 아닌 '주문 횟수'를 기준으로 설정한 셈입니다. e-commerce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물품의 양보다도 주문 개수에 의존적이기 때문입니다. 


inVia의 Robot-as-a-Service Platform


Rakuten Super Logistics는 inVia의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물류 기업입니다. Rakuten Super Logistics의 CEO인 Michael Manzione에 의하면, 이들은 inVia 로봇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를 벌써 실감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Manzione은 “올해 1월에 그들의 제품을 처음으로 본 이후, 두달 뒤인 3월 말쯤에는 시스템 전체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inVia 로봇의 적용 용이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배송이 많이 발생하는 휴가 시즌에 특히 inVia 시스템의 효율성을 실감합니다. 이전에는 휴가 시즌에 직원을 두 배로 고용함으로써 인건비가 많이 지출되었습니다. inVia의 로봇 시스템으로 인해 앞으로는 그러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라쿠텐 물류 센터에 도입되고 있는 inVia의 서비스 (출처 : Robotics Business Review)


inVia의 시도가 필자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몇 년간, Kiva의 “모조품”을 만들려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알고리즘에 초점을 맞춘 경쟁이 되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기존 형태에 단순히 로봇팔만을 덧붙여 다양한 기능 구현을 시도해보려는 기업들도 더러 보았습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로봇의 "형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없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시스템을 통제하는 알고리즘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스템은 각 로봇에 의해 운영됩니다. 그렇기에 로봇의 형태와 기능이 시스템에 실질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inVia의 제품을 보면, 각 로봇의 형태 및 기능 면에서의 효율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점이 돋보입니다.


출처 : eSellerCafe


또 다른 inVia의 장점을 뽑자면, 바로 철저히 “e-commerce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의 개발이라는 점 입니다. 기존 물류 인프라를 새롭게 개편하려면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inVia는 이런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물류회사에게 아주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가격을 매기는 단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도 철저히 e-commerce를 염두에 둔 것 또한 inVia가 진지하게 고민했음을 보여줍니다. e-commerce 시장은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물류 업계에서의 로봇 자동화는 이제 막 수면 위로 오른 단계이기에, 초기에 선점을 한 inVia의 전망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inVia의 시스템에 치명적인 오류만 없다면, inVia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inVia의 비즈니스 모델 또한 로봇으로 인한 초기 비용과 시간이 들기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마냥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inVia의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Rakuten Super Logistics와 같은 만족 사례가 업계 전반에 전파될수록, 이들의 서비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지될 것입니다. 


출처 : The Manufacturer


“로봇 자동화”는 중국의 다크 팩토리 , Clearpath Robotics의 투자 유치 소식 등 에티에서 계속해서 관심있게 다루는 주제로, 4차 산업 혁명에서 핵심적인 부문으로 꼽히는 분야입니다. 한국에서도 로봇 자동화 분야의 혁신에 뛰어드는 기업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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